080810 교대식과 수니온곶 athens

신타그마 광장의 언덕을 올라가면 바로 보이는 무명전사의 묘
터키 지배의 독립전쟁에서 희생된 병사들의 묘가 있는 곳.. 이곳에서는 한시간마다 위병 교대가 있다고 한다
일요일 오전 11시에는 특히나 대규모라고 해서 마침 일요일이겠다, 영광이와 함께 털레털레 나갔다
이곳 역시 절대 움직이지 않는 위병이라지만.. 저 하얀 드레스에 신발 폼폼 어쩔거야!!!ㅠㅠㅠㅠㅠ
끝난 후 맥도널드에 들렸는데 여기저기 "아까 폼폼 봤어요?"라는 대화가 들릴 정도^^;
신타그마 배경으로 함 찍어주고...
오농..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난 1,700원 칠때 1,000유로 넘게 바꿨단마랴ㅠㅠㅠㅠㅠ....사업 이래하면 망한다;
둘이서 막 유로쓰는 나라 또 오나봐라 이러그ㅠㅠㅠㅠㅠㅠ
환하게 웃고 시작하기 :D
원래 영광이는 산토리니와 미코노스를 거쳐 10일날 오후에나 아테네에서 잠깐 얼굴이나 볼 예정이었는데 그리스 입국하자마자 소매치기를 당해서 산토리니만 돌고 하루 빨리, 그것도 새벽에 아테네에 도착했다.
영광이는 이 모든게 하느님의 뜻이라고, 힘들어하는 나를 하루라도 빨리 만나서 즐겁게 해주라는 뜻이었을거라고 말해주었다. 세상에 우연이란 없다고.
그래, 영광이를 다시 만나게 된 곳이 크레타도, 산토리니도 아닌, 아테네의 마지막 이틀이라서 다행이다. 그리스에 들어와 한껏 힘들었고 자킨토스에서 혼자 있으며 나를 겨우 안아줄 수 있었고, 이제야 웃을 수 있게 됬다. 그 순간들이 지나고 영광이를 만나서 더 밝게 웃을 수 있는 거다, 마음으로부터 환하게
아아, 너는 네 존재 자체로 날 기쁘게 해주는구나 :)

이제 뭐할까, 다시 민박집으로 돌아가서 좀 쉬고 움직일까- 약간 고민을 하다가, 델피를 갈까 수니온곶을 갈까 고민을 하다가, 수니온 곶으로 가는 버스정류장이 바로 신타그마 근처인지라 그곳으로 향했다
아테네-수니온곶 버스는 매시 30분마다 한대씩. 5.70유로, 2시간 정도 걸린다
수니온곶-아테네 버스는 매시 정각마다 한대씩. 매시 30분마다 내륙쪽 버스가 있다는데 오는 걸 보지 못했다..
여기저기 해변가를 들리는데 여기도 저기도 와글와글하다^^;
가는 내내 절벽 근처에 차들이 세워져 사람들은 해수욕을 즐기고 있다
수니온 곶의 포세이돈 신전 입장료 4유로 (학생2유로)
사실 달랑 저 무너진 신전 하나있는데 무슨 4유로냐고 입구에서 둘이 버럭버럭댔는데
이상하게도 우리는 이곳이 맘에 들었다
제대로 된 그늘 하나 없이, 넓게 트여서, 그냥 언덕 위에 기둥만 남은 신전일 뿐인데 그렇게 맘에 들 수가 없었다 
정말 이상하기도 하지.. 아무것도 할 일없이 그냥 바람을 맞으며 앉아있을 뿐인데 그냥 이야기만 나눌 뿐인데 전혀 심심하지 않았다
우리 서로 한시간만 더 있자, 한시간만 더 있자 하면서 그냥 그렇게 계속 있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안되겠다 싶어 신전을 내려와, 딱 하나뿐인 레스토랑 너머로 가면 있는 가파른 절벽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보는 신전의 경치도 바다의 경치도 참으로 절경
갑자기 영광이가 바다를 향해 외치며 내게 말했다 누나도 어서 하라고 어서
그래서 나도 외쳤다
아.. 외친다는 건 생각보다 정말 어려웠다;; 큰소리도 안나오고 무슨말을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수니온 곶의 오후는 사람들이 그닥 많지 않아 다행이었따^^;;;
..무언가 내 안에 쌓여있던 것이 풀렸을까? 힘들어하던 것들이 소리와 함께 나갔을까?
희안하게도, 계속 세차게 불던 바닷 바람이 우리가 소리지르기를 마칠 즈음 멈췄다. 정말로 포세이돈이 바닷속에서 귀를 기울여준 것 마냥. 쑥스럽게 웃고 희안하네, 하며 절벽을 뒤로 하고 움직이자 다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들었던 거죠? 그건 우리에게 주는 사인인거죠?


아테네로 돌아가려다가 다시 포세이돈 신전으로 올라갔다
영광이 말에 의하면, 무언가 뒤에서 잡는 느낌이었다고 한다. 나도 그랬다. 이곳을 뒤로 하고 아테네로 향하기가 참으로 망설여졌다
그래, 막차가 9시반까지 있으니까 오늘은 이곳에 있자, 하고 다시 포세이돈 신전 앞에 자리를 잡아 앉았다 
과연, 정말로 포세이돈 신전이구나
바다로 둘러싸인 절벽에, 항상 세찬 바닷바람이 부는 언덕의 신전. 참으로 바다의 신을 위한 신전이구나 하면서 일몰을 기다렸다
일몰 때가 되자 어느새 사람들이 모여든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함께 일몰을 보기 위해 모였다
서쪽 너머로 구름이 껴서, 7시반이 조금 넘자 해는 더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다
조금 기다려 8시 버스를 타고 아테네로 돌아갔다
매년 기쁘던 슬프던, 잊지못할 일들이 생긴다. 시간이 흘러도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일들이
그리고 2008년, 잊지못할 여행을 했다..
십여분을 가니, 그새 구름이 거쳤는지 일몰이 마저 보인다
아름다운 오렌지와 핑크와 보라색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바깥 풍경에 넋을 잃는다
수니온곶에서 아테네로 돌아가는 버스는 왼쪽 방향에 타도록. 절경절경 ;ㅁ;/
금새 비가 세차게 내리면서 번개치고 난리였다; 딱 시간맞춰 버스를 타다니 운이 좋았다고 다행이라며 아테네로 고고
신타그마에 도착한 것은 밤 10시경
이 골목이 숏컷이야, 라면서 길을 잃고 -ㅅ-;;;나중에 알고보니 골목 하나를 더 갔더군;;;
그래도 덕분에 밤의 마켓거리를 즐기며 갖고싶어하던 이슬라믹 스타일의 x싼바지도 입어보고 ㅎㅎㅎ바지이름을 몰라;;
(영광이 다리가 내 팔뚝 만하다 엉엉)
방향잡고 다시 숙소로 총총총~

세상에 우연은 없다...
내일 드디어 마지막, 도쿄로 간다



※아, 예전에 한 말이 있어서..
그리스 별로 잘 사는 나라는 아닙니다=_=;;;; EU에 가입되어있다고 선진국은 아녜요. 올림픽하고 적자내고, 관광수입으로 버티는 나라입니다 예전에 "얘네들은 이러고도 잘살고~"이런 글을 쓴 적이 있어서 괜히 사족달아봤습니다..

by 슈슝 | 2008/08/11 08:09 | ♪Greece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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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수려 at 2008/08/11 11:47
웃고있는 언니 너무 예뻐요. 곧 만날 수 있는거지?
Commented by 이천용 at 2008/08/11 22:32
여행잘 하고 계신가요!
저는 이제 런던에서 홀로 여행을 마무리 하고 있답니다.
영광씨 한테 안부 전해주시고요. 귀국해서 뵙지요. 전 누나보다 11시간 정도 일찍 도착할듯합니다.
(새벽 5시ㅠㅠ)
Commented by 미덢 at 2008/08/13 10:42
우옹 저 x싼바지 쉬크해 쉬크해 머스트해브아이템 가 갖고싶다 하악하악
Commented by 요하네 at 2008/08/14 01:04
우와 살 엄청 타셨네요. 열심히 돌아다니신 증거!
이제 여행도 끝나가시듯,아무쪼록 큰일없이 한국에 오세욤!
Commented at 2008/08/14 11:4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미덢 at 2008/08/16 23:59
나중에 저 신전사진 원본크기로 공유 점...^0^(...)
Commented by 에티엔 at 2008/08/17 17:36
언니 여행기 중에서, 이 글이 제일 짠하고 마음에 와 닿네요.
어흑 빨리 한국에서 만나고시퍼여 ;ㅅ;...
Commented by 슈슝 at 2008/08/17 21:00
^^*
Commented by Reds at 2009/12/30 09:43
안녕하세요~ 블로그에 글 남겨주신 거 보고 참고할겸 찾아왔어요^^
수니온 곶은 일정에 안 넣고 있었는데 좋으네요? ㅇ_ㅇ 시간 쪼개서 갔다와야겠습니다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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